우리나라 와 다른 외국 시험 시스템
우리나라에 IB 교육 프로그램을 각 시도 교육청에서 들고 온다고 발표했을 때 부모님들이 가장 먼저 머릿속에 든 질문은 '과연 IB로 아이들의 성적을 평가할 떄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는가' 일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정에 이끌린다는 표현이 있듯이 서양 사람들에 비하면 무엇을 평가할 때 좀 더 사심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독일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한 아이의 학교에서 시험을 9월 27일에 실시한다고 예정되어 있습니다. 27일 그 아이의 집에 어른이 돌아가신 경우나 몸이 아주 아픈 일이 생겨 결석계를 제출하고 시험을 치르지 않았습니다. 선생님은 사정이 생긴 아이의 결석을 인정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그 학생은 27일에 시험을 치르지 않았기 때문에 그 학생은 0점 처리됩니다. 사정이 생겨 시험을 치르지 않는 경우 학교에 오지 않을 자유가 있지만 반면 27일 당일 시험을 치르지 않았기 때문에 점수는 줄 수 없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통상 이럴 때에는 재시험을 치르게 합니다. 그 학생의 이유를 안타깝게 여기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다른 문화를 지니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유럽식 채점 시스템을 도입할 때 과연 사심이 들어가지 않을 수 있느냐는 질문을 안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IB 시스템의 채점관 위계를 이해해야 합니다.
체점관 위계 4단계
채점관은 총 4단계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책임 채점관, 수석 채점관, 선임 채점관 마지막으로 채점관입니다.
1. 책임 채점관(PE, Principal Examiner)
책임 채점관은 구두시험, 시험 1, 시험 2, 내신으로 나누어지는 평가 요소를 책임지는 직책입니다. 답안 중에서 평가 요소별로 배점 범위를 최종적으로 조율하는 일을 합니다. 모든 채점관이 각자 평가 요소별 채점 기준을 정확하게 숙지하고 있는지를 책임지고 감독하는 자리입니다. 또한 책임 채점관은 수석 채점관이 이 평가 요소별 최종 등급 점수를 정하도록 관리 감독합니다.
2. 수석 채점관(CE, Chief Examier)
수석 채점관은 각 과목의 평가 요소를 관리 감독하고, 시험 문제 출제부터 모든 평가 요소 간 평가 기준이 일관성과 통일성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업무를 합니다. 만약 평가 관련 문제가 생기면 이를 중재, 해결하고 IB 본부에 최종 등급 범위 점수를 추천하는 역할을 합니다. 선임 채점관(SE) 중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으로 과목군 내에서 교과별 평가 기준을 일관적으로 유지 관리하는 책임을 맡고 있습니다.
3. 선임 채점관(SE, Senior Examier)
선임 채점관은 채점관 중 채점 경력이 많은 채점관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교과별 채점관들을 팀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또한 수석 채점관과 책임 채점관들의 관리 감독을 받는 중간 계급에 속해 있습니다. 선임 채점관들은 모든 시험 직후 일부 시험지를 먼저 채점해 봅니다. 그 후 몇 점부터 몇 점까지를 5점으로 할지 6점으로 하지 또는 7점으로 할지 등 등급 점수 범위를 표준화시키고 제안하는 일을 맡고 있습니다. 또한 채점관이 이의를 제기하면 그 의견을 폭넓게 수용하여 검토하는 자리입니다.
4. 채점관(Examier)
선임 채점관의 관리 감독하에 정해진 표준 평가지에 따라 답안지를 채점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선임 채점관이 등급 점수 범위를 표준화시킬 때 의견을 말하는 위치에 있습니다.
IB 시험의 종류
IB 프로그램의 시험은 2가지 종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2가지 종류는 외부 평가(70%)와 내신(30%) 입니다.
1. 외부 시험은 시험 1과 2로 나눠져 있습니다.
시험 1: 2시간 안에 치뤄야 하며 전체 성적의 20퍼센트가 할당되어있습니다.
시험 2: 2시간 안에 치뤄야 하며 전체 성적의 25퍼센트가 할당되어있습니다.
주제 탐구 에세이: 25퍼센트가 할당되어 있습니다.
2.내신
교사와 일대일 구두 평론 및 토론: 약 20분간 진행됩니다. 전체 성적의 15퍼센트가 할당되어있습니다.
개별 구두 발표: 15분이 주어지며 전체 성적의 15퍼센트가 할당되어있습니다.
실제 외부 평가 채점 방식은 ?
지금까지 채점관의 위계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그럼 이 채점관들은 각각 위치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예를 들어서 알기 쉽게 풀어 보겠습니다.
1단계
일단 외부 시험이 끝나면 학생들의 답안지는 모두 영국 카디프에 있는 채점 센터로 보내지게 됩니다. 동시에 시험이 끝나자마자 선임 채점관들은 무작위로 선출된 답안지를 가지고 채점 기준을 표준화하는 작업을 합니다. 그러면서 채점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점수 등급 간격을 조정하게 됩니다.
2단계
답안지는 온라인 시스템에 등록되어있으며 동시에 세계 각국의 채점관에게 원점수를 가지고 나눈 등급 체계를 전달합니다. 전 세계에 있는 훈련된 채점관이 각자 할당된 시험지를 채점하게 됩니다. 이 표준화 작업은 매년 각각의 과목별로 새로 시행됩니다. 이 때, 수석 채점관이 작성한 답안지도 만들어집니다.
3단계
보통 한 채점관에게 10개씩 묶은 100개의 논술형 답안지의 채점하도록 할당됩니다. 채점관은 온라인 사이트에 들어가 답안지를 읽고 채점하는데 10개 중 한 개는 수석 채점관들이 작성한 답안지가 섞여서 들어가 있습니다. 이 답안지는 채점관들의 채점 결과가 합당하고 적절한지 모니터링하는 역할을 합니다. 채점관들은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있지만 어느 답안지가 선임 채점관이 작성한 답안지인지는 알지 못합니다.
4단계
선임 채점관이 작성한 답안지의 채점이 잘 못 되었다면 10개의 답안지를 모두 다른 채점관이 다시 채점하게 됩니다. 두 채점관의 채점 결과와 점수가 일정 기준 이상 차이나면 다시 재채점을 하게 됩니다. 점수를 받아본 학생이 이의를 제기하면 채점 재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4단계를 거쳐 채점의 공정성과 일관성을 유지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IB 시험은 50년 동안 채점의 공정성에 대한 문제가 없이 공신력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